[V차트 포인트] 한섬, 패션사업 인수로 급성장

[아이투자 하지민 연구원]한섬은 TIME, SYSTEM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여성의류업체다. 한섬은 2017년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문 인수했다. 2017년 2월 인수 후 한섬은 이전과 다른 매출 성장을 겪고 있다. 5500억원 내외의 매출 실적을 올리던 SK네트웍스를 인수한 효과다. 두 회사의 합병은 한섬이 이랜드, 제일모직, LF에 이어 패션업계 4대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다. 이는 기업 가치가 변화하려는 조짐이기도 하다.

한섬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2년 4964억원이었던 매출은 2016년 7120억원까지 늘었다. 특히 한섬은 올해 급격한 매출 성장을 이뤘다. 2017년 3분기 연환산(직전 4개 분기 합산) 연결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2017년 1분기 7282억원이었던 매출은 두 분기 후인 같은해 3분기 1조734억원을 기록했다.



▷ 인수금은 차입과 유상증자

한섬은 2017년 2월 SK네트웍스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인수를 실질적으로 맡은 건 한섬의 100% 자회사인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다. 한섬글로벌은 국내 브랜드와 중국 법인, 현대지엔에프는 수입 브랜드와 미국 법인을 맡았다. 총 인수 대금은 3261억원으로, 한섬글로벌 1천억원과 현대지앤에프 2261억원으로 나눠 진행했다.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는 주주배당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금을 마련했다. 이를 전부 사들인 건 한섬이다. 유상증자는 두 차례 치뤄졌다. 첫번째 2674억원, 두번째 241억원으로 총 금액은 2915억원이다.

첫 번째 증자는 2017년 2월 24일 총 534만8천주를 발행했다. 한섬은 중도금 지급을 목적으로 증자에 참여하여, 한섬글로벌에게 128만2천주로 총 641억원, 현대지앤에프에게 406만6천주로 총 2033억원을 조달했다. 두 번째 증자는 SK네트웍스 인수대금 최종 정산을 위해 2017년 6월 28일 시행했다. 한섬은 한섬글로벌에게 약 32만주를 사들여 총 160억원을, 현대지앤에프에게 16만1500주를 사들여 총 81억원을 출자했다.

한섬은 자금 조달을 위해 일부분 차입금을 활용했다. 한섬의 차입금은 2017년 1분기 2716억원으로 2016년 말 384억원에서 7배 가량 늘었다. 이에 2016년 말 219억원이었던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017년 1분기 2473억원으로 (+)폭이 커졌고, 같은 기간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443억원에서 -2935억원으로 (-)가 확대됐다.

차입금은 늘었으나 재무안전성은 양호하다. 2017년 3분기 이자보상배율은 30.6배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여력이 있음을 뜻한다.



▷ 매출 ↑, 이익 성장 부진

인수합병 이후 매출 대비 이익 성장은 제한적이었다. 지난달 11월 14일 공시에 따르면, 한섬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171억원(+11%, 이하 전년 동기비), 영업이익 482억원(+3%), 지배 순이익 411억원(+5%)이다. 매출에 비해 이익은 성장 폭이 작다. 순이익은 2015년 2분기 지분법 이익 314억원이 잡혀 일시적으로 증가하였으나, 2016년 상반기 이후부터 영업이익과 마찬가지로 둔화 양상을 띈다.

이익 부진은 원재료 증가에 기인한다. 2017년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 늘어나는 동안, 매출원가는 315억원 늘어 16%가량 증가했다. 매출원가는 재고자산평가/처분손실에 영향을 받았다. 2017년 3분기 37억원의 재고자산평가손실과 22억원의 재고자산처분손실이 발생하여 약 59억원의 손실이 매출원가율 상승을 가져왔다. 2016년 3분기에는 재고자산평가손실환입 14억원과 재고자산처분손실 17억원으로 한섬의 재고자산관련 손실은 3억원이었다. 재고자산손실은 매년 8월 진행하는 패밀리세일과 더불어 홈쇼핑 브랜드인 모덴(MOTHAN)을 정리하면서 진행한 할인판매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할인판매로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낮아졌다. 재고가 빠르게 팔려 현금으로 회수되고 있다는 의미다. SK네트웍스 인수합병 후 2017년 1분기 한섬의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전분기 대비 185일이 늘어난 519일을 기록했다. 5년 중 최고치였다. 이후 재고 소진을 통해 2017년 3분기 410일로 줄었다.



7일 한섬의 종가는 전일 대비 0.1% 오른 3만2550원이다. 올해 3분기 연환산 실적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3.6배,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88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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